'에빙하우스 망각곡선'에 해당되는 글 1건


 혹시 안키(Anki)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안키란 일본어로 '암기()'를 의미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안키는 Damien Elmes 라는 프로그램 개발자에 의해 2006년 10월 경 처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름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이 무슨 용도로 만들어졌는지 이미 파악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발자는 일본어 단어를 보다 쉽고 빠르게 외우려고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는데요, 외국어 단어를 외우는 기본 원리는 같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배우고 싶은 외국어의 단어를 외울 때 안키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의학, 법학 등에서의 전문 용어를 암기 할 때도 안키는 매우 유용하다고 합니다.

 필자 또한 영어와 베트남어를 공부할 때 안키를 활용하였는데, 특히 베트남어 단어를 공부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로 안키를 통해 외운 단어는 기억에 오래 남아서 신기했습니다.



 안키의 기본 컨셉은 <단어를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 공부하여 오래 기억에 남게 하기> 입니다. 

이 컨셉은 에빙하우스의 망각이론에 바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후술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컨셉으로 암기를 도와주는 다른 프로그램도 많이 있습니다만, 저는 안키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1. 조작법만 익히면 나에게 최적화된 단어장을 만들 수 있음

(단순히 폰트만 조절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소리, 예문 등을 유저가 편한 대로 넣고 뺄 수 있습니다. - 높은 자유도)

2. 다른 유저들이 만든 단어장을 쉽게 다운로드 받아 활용할 수 있음

입니다.


 하.지.만, 높은 자유도 때문에 안키 사용법에 대해 따로 익히지 않는다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안키 사용법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만, 안키 홈페이지에서는 한국어 메뉴얼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안키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안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안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메뉴얼입니다. 한국어 메뉴얼는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안키 활용법에 대한 글을 연재하여 여러분들의 암기 공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 전에, 에빙하우스의 망각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론은 안키의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원리에 대해 알고 공부하는 것과 무작정 공부하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물론 이미 에빙하우스의 이론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은 스킵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이론


 에빙하우스 (1850~1909)는 기억과 망각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독일의 심리학자 입니다.

 그는 직접 아무 의미 없는 단어들(ex. bael, poi)을 암기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하는 비율을 측정하여 그 유명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Ebbinghaus' Forgetting Curve)을 만듭니다. 

위의 표에 따르면, 단어를 한번 암기한뒤 20분이 지나면 전체의 58%, 1시간이 지나면 44%, 1일이 지나면 33%, 6일이 지나면 25%만 남는다고 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망각하는 정도는 다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외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머릿 속에서 잊혀진다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망각이 괴롭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인간의 뇌가 모든 것을 기억해야한다는 개념은 굉장히 비효율적입니다. 만약 우리의 뇌가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기억한다면 우리의 뇌는 하루도 안되서 과부하에 걸릴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필요한 정보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지워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여유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외국어 단어는 남겨두어야하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뇌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뇌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봅시다. 뇌에게 외국어 단어는 남겨둘 가치가 있는 정보일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생존에 필요한 것 위주로 기억하고, 불필요한 것은 잊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외국어 단어를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우리의 뇌에게 외국어 단어가 중요하다고 인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인지시킬 수 있을까요???


1.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단어를 학습함

2. 단어테스트를 통해 못외운 단어 위주로 보고, 외워진 단어를 보는 주기는 늘릴 것 


 세바스티안 라이트너(1919~1989)가 고안한 라이트너 박스는 바로 이 원리에 의한 단어 암기 시스템입니다.

사용방법 

1. 일단 단어카드를 여러장 만듭니다. 뒷면엔 외우려는 단어를, 앞면엔 해당 단어에 대한 힌트(뜻, 정의 등)를 적습니다. 

(ex. 앞면 : 사과, 뒷면 : apple)

2. 박스를 5개 준비합니다.

3. 카드를 1번 박스에 모아놓고 하나씩 꺼내 자신이 단어를 외웠는지 확인합니다.

4. 외워진 단어는 2번 박스로 옮깁니다. 못외운 단어는 1번 박스에 남아있기 때문에 외워질때까지 봅니다.

5. 다 외우면, 일정 시간동안 쉬었다가(약 1일) 2번 박스의 단어를 확인합니다. 외워진 단어는 3번 박스로 옮기고, 못외운 단어는 1번으로 돌려보내서 다시 외웁니다.

6. 같은 원리로 카드가 5번박스에 갈때까지 공부합니다. 

 

 라이트너 박스는 좋은 방법입니다만 카드가 수백장 단위로 늘어나면 관리가 어렵고, 또한 복습주기를 자신이 직접 기억해야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합니다. 필자도 학생 시절에 영단어 암기를 위해 라이트너 박스를 만들어 써봤지만, 불편해서 얼마 못가 포기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프로세스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안키가 바로 위의 프로세스를 컴퓨터 프로그램화한 것인데, 카드가 아무리 많아도 관리 문제가 없으며 또한 주기가 되면 알아서 카드를 화면에 띄우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더 나아가 안키는 이미지, 동영상, 음성 등을 카드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으로 암기가 가능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안키 설치 방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방구석 세계인

관심분야 : 외국어 학습, 프로그래밍, 책 리뷰 등...

,